BSC / 전략지도
경영전략 / 전략기획
경영혁신 / 경영진단
다문화경영 / 이문화경영
변화관리
성과관리 / 성과평가
액션러닝(Action Learning)
역량모델링 / Assessment Center
오픈 스페이스 (Open Space Technology)
전략기획
조직개발
조직문화 / 기업문화
조직진단 / 조직혁신
직무분석 / 직무재설계
코칭 / 리더십 코칭 / 임원 코칭
팀프로세스 개발 / 팀워크 / 팀빌딩
     About us  |   ITAP's Mission  |   ITAP's Teams  |   Clients  |   Our Service  |   Our Tools  |   Article Library
 제81강 삼성과 안철수 신드롬
2011.10.08  | 한세희
금주의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의 표지는 “삼성, 아시아의 새로운 모델기업”이라는 표제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표상으로 가슴에 태극기를 선명하게 달고 있는 로봇을 등장시켰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머리는 “Samsung” 마크가 분명한 컴퓨터 모니터, 상체는 붉은 하트가 들어 있는 드럼 세탁기, 허리는 레이저프린터로 이루어져 있고 한 손에는 검은 색 스마트폰을 들고 있습니다.

동 잡지의 세부기사에 의하면 삼성은 오랫동안 모델로 삼았던 소니 등의 일본 기업들을 이미 따돌렸고, 이제 매출로 보면 세계 최대의 기술기업(technology firm)이 되었으며, “아시아의 GE(General Electric)”로 불리는 대표적 모델기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공무원들은 싱가포르 정부로 보내고, 기업인들은 한국의 삼성으로 보내어” 학습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뿐 아니라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일구어낸 성과는 정말 놀랍습니다. 덕분에 한국의 국가적 위상도 높아져서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인식될 뿐 아니라 그 중에서도 가장 희망적이고 역동적인 나라 중 하나로 인식되어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같은 잡지의 다른 기사는 “안철수 신드롬”과 한국사회에 팽배해 있는 정치 불신과 절망에 대해 소개하고 소득의 양극화를 그 주된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화려하게 표지를 장식한 삼성의 성공 스토리와 매우 대조적인 이 기사는 한국이 처한 현실의 양면성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쪽으로는 “대외적으로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경제”가 있고 다른 쪽으로는 “국민이 체감하는 좌절과 절망”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모순을 빚고 있는 것입니다. 경제가 이렇게 발전하는데도 왜 대다수의 국민들은 더욱 불행해지기만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체감온도가 “50대 이후 세대”와 “40대 이전 세대”로 확연히 갈라지는 세대간 장벽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단지 배가 고파서”, “일자리가 없어서” 등의 순수한 경제논리로 해석하려 들지만, 이번 호 이코노미스트 지에서도 지적했듯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활수준을 향유하고 있습니다. (“it enjoys one of the world’s highest living standards”p.68) 그래서 한국인들이 꺼리는 3D업종을 70만 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들어와 대신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실업률은 3.1%로 미국(9.1%), EU(10.0%), 일본(4.7%) 등의 선진국들뿐 아니라, 중국(6.1%), 인도(10.8%), 브라질(6.0%) 등의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나라들보다도 훨씬 낮습니다. 따라서 경제적인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성장과 복지, 좌익과 우익, 진보와 보수, 자유와 평등 등 온갖 이론적 틀을 동원하고 있으나, 보통 사람이 보기에도 너무나 아귀가 맞지 않아 안쓰럽고, 마치 3차원의 입체를 2차원의 평면에 담으려 드는 것처럼 허망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시대가 기존 패러다임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무언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국민들의 가치와 신념의 변화를 연구하는 World Values Survey에서 세계 약 100개 국가들을 상대로 1981년부터 2006년 사이에 5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과 관련하여 매우 특이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여기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기간 동안 인류사회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1. “전통가치(Traditional Values)”로부터 “현세적-이성적 가치”(Secular-Rational Values)로 이동:
- 전통가치는 종교/미신/전통제례가 중요하고 부모-자녀 간 연대가 강하며 권위에 복종한다. 가정 중심의 전통문화를 강조하며 이혼, 낙태, 안락사, 자살 등을 부정한다. 국가에 대한 존경심이 높고 다소 국수주의적인 관점으로 외부를 바라본다.
- 현세적-이성적 가치는 그 반대방향을 지향한다.

2. “생존가치(Survival Values)”로부터 “자기표현 가치(Self-Expression Values)”로 이동:
-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자라난 세대들은 생존을 걱정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들에게는 물질이나 신변의 안전 같은 것은 기초적인 것으로 여겨지므로 그보다 높은 정신적인 가치, 즉 주관적 웰빙(well-being), 자기표현, 삶의 질 등을 추구한다.
- 자기표현 가치는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혹은 탈근대화 가치와 상관성이 크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은 이 두 가지 차원 모두에서 세계적 흐름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즉 현세적-이성적 가치에서 전통가치로, 그리고 자기표현 가치에서 생존가치로, 즉 과거방향으로 회귀한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 특이한 것은, 지난 2000년까지는 세계적 변화 방향과 함께 움직이다가 (이는 2000년 이후에도 한 동안 같은 방향의 변화가 유지되었을 가능성을 암시함) 2006년 조사에서 큰 폭으로, 즉 1981년 이전 수준으로 급격히 회귀한 것입니다.

이 둘 중에서 보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 주는 쪽은 “생존가치 vs. 자기표현 가치” 차원입니다. 1997년에 외환위기, 즉 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위기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의 조사에서는 1995년까지 15년 간 누적된 변화의 5배에 가까운 폭발적 변화를 일으키며 자기표현 가치 쪽으로 이동했는데, 이는 당시의 한국 사회에 1968년에 프랑스에서 일어난 68혁명에 비견할 탈근대화 혁명이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68혁명은 파리에서 학생들의 교육시스템 등 기존체제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시작된 후 노조가 합세하며 유럽과 미국 등으로 번져 나갔고, 사회보장 및 인권의 강화 등 각종 사회개혁, 그리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드골의 하야를 불러 왔습니다.)

탈근대화 혁명, 혹은 포스트모더니즘 혁명이란 성취지향적이고 물질지향적이며 권위주의적인 근대화 가치의 해체를 의미합니다. 이는 사회적 성취 수준에 따라 계급이 매겨지던, 타율적 행복의 추구 대신 각자의 다름에 기초한 주관적 행복의 추구를 의미하고,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정신적, 영적 성장을 꿈꾸고 위계적 복종 대신 수평적 소통을 추구합니다.

2000년대 초 한국에 불어닥친 탈근대화 혁명은 당시의 기술혁명과 맞물려, 주로 학생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휴대폰과 인터넷을 통한 일반 시민들의 정치참여 바람을 일으켰고, 그 결과는 당시의 견고해 보이던 정치 역학 구조를 뒤집고 과거 근대화 시대에는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탈권위적 인물을 국가 수장의 자리에 앉혔습니다. 하지만 근대화 가치의 세례를 받고 자라난 대부분의 기성세대에게는,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지탱하고 있던 권위주의를 해체하려는 시도는 마치 국가 자체를 해체하는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주로 50대 이상의 지도층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서 강력한 저항을 낳았고, 결과적으로 근대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강조, 강화되어 일시적으로 가치관의 회귀 현상을 낳았을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즉 2006년 조사에서 드러난 근대화 가치로의 급격한 회귀는 2000-2002년 경에 일어난 탈근대화 혁명의 반사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서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행할 때도 전통적, 공동체적 가치와 근대화 가치가 오랜 기간 동안 엎치락뒤치락 쟁투를 벌이며 싸웠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산업사회에서 후기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근대화 가치와 탈근대화 가치 사이에서 같은 현상이 오랫동안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도도한 강물이 급격히 꺾이면 엄청난 소용돌이와 일시적 역류 현상이 빚어지는 것처럼, 역사의 강물은 뱀처럼 구불구불 꺾이며 수많은 역류와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입니다.

21세기에 접어들며 등장한 새로운 패러다임, 근대화 가치와 탈근대화 가치 간의 충돌은 그 이후에 일어나고 있는 한국의 정치사회적 현상을 설명하는 데 가장 적합한 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몇 년 간 근대화 가치 쪽으로 역류하며 응축되었던 에너지가 용수철처럼 튀며 분출된다면 당분간은 탈근대화 가치가 대세가 될 공산이 큽니다.

탈근대화 가치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이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성장/복지, 좌익/우익, 보수/진보, 자유 /평등 등 과거 패러다임으로 규정한 어떠한 틀에도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자신의 이념을 보수, 진보, 좌익, 우익, 자유주의, 평등주의 등 무엇으로 불렀든 간에 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사람은 탈근대화 가치를 적극적으로 껴안는 자기변신을 주저치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3가지 키워드는 탈물질주의(Postmaterialism), 탈권위주의(Postauthoritarianism), 웰빙(Well-being)입니다.

 
강의내용에 대한 질문이나 의견을 남겨주세요.
성명 비밀번호  
내용
 http://www.itapintl.com